저는 요즘 뭔가, 쳇바퀴 굴러가는 기분이 듭니다. 딱히 힘든 일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일상이 몽글몽글 답답하다고 해야 하는지, 어릴 땐 그렇게 반짝이던 세상이 왜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진짜 어렸을 때 비디오 늘어지도록 봤던 '알라딘' 애니메이션이 번뜩 떠오른 겁니다. 그때 그 마법 양탄자 타고 하늘 나는 상상 얼마나 많이 했었는지 모릅니다.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몽글몽글한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큰 기대 없이 실사 영화 '알라딘'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짜 웬만한 힐링 영화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2019년에 나왔던 영화인데, 우연히 음악 검색하다가 이 영화를 다시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팍팍한 현실에 찌든 제 마음에, 잠시나마 모든 걸 잊고 어린 시절의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을 걸어줬습니다.
눈 호강 제대로 시켜주는 황홀한 비주얼, 듣자마자 옛날 생각나는 OST와 캐릭터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아그라바 왕국은 진짜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이국적인 건물들이랑 알록달록한 색감, 북적거리는 시장 풍경이 진짜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데, 마치 제가 그 속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아래 알라딘이랑 재스민이 양탄자 타고 슝 날아가는 장면, 그거 보는데 괜히 마음이 찡하면서 어릴 적 순수했던 감성이 막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A Whole New World'란 OST는 어릴 때 그 설레는 기분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괜히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배우 윌 스미스가 부르는 'Friend Like Me'는 저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들썩거리고 재스민 공주의 솔로곡 'Speechless'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억압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감동으로 전해졌습니다.
OST만 들어도 영화의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알라딘, 재스민 공주, 그리고 영화의 백미 '지니'는 실사의 캐릭터들이 훨씬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윌 스미스의 지니는 최고입니다. 특유의 유머 감각이랑 능글맞은 연기는 물론이고, 알라딘을 진심으로 아끼고 도와주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보는 내내 웃다가 감동받다가 그랬습니다.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 재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의 호흡도 멋졌습니다. 그리고 얄미운데 웃긴 악당 자파랑까지, 버릴 캐릭터 하나 없이 다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냥 옛날이야기가 아닌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와닿는 메시지와 후기
어렸을 적 또는 젊어서 보았던 그냥 재미있는 만화 영화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알라딘'이 주는 메시지는 훨씬 컸고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어도 순수한 마음과 용기를 잃지 않는 알라딘과 정해진 틀을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재스민, 그리고 자유를 꿈꾸는 지니의 이야기는,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내면의 진실함이 훨씬 중요하다는 교훈적인 메시지에 잊고 있었던 어릴 적 소중한 꿈이 마음에 깊게 다시금 새겨졌습니다.
요즘은 자꾸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신경 쓰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알라딘'을 보면서 진짜 중요한 건 내 안의 어떤 모습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혹시 저처럼 요즘 뭔가 답답하고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영화 '알라딘'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들 수 있을 겁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 드실 겁니다.
오늘 저녁, 또는 언제라도 맛있는 거 시켜놓고 편안하게 '알라딘' 보면서 잊고 지냈던 동심도 한번 떠올려보고, 마음속에 작게나마 남아있는 꿈에 다시 한번 용기를 불어넣어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여러분의 하루에 마법 같은 순간을 선물해 드릴 겁니다.
